올들어 구미국가산업단지 대기업 이전이 잇따르면서 생긴 탈구미 가속화현상이 칠곡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 칠곡군의 자생적 도시기능을 살려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LG전자 구미공장은 TV 생산라인 2곳의 인도네시아 이전을 진행 중이며, 기존 TV 생산라인에 있던 직원 30%는 퇴직과 타공장 재배치로 구미를 떠났다. 삼성 디스플레이 자회사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도 지난 10월 구미사업장을 중국 기업 바이탈 머티리얼스에 매각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경쟁력 제고와 수익성 개선 등을 이유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대기업들의 `탈구미화`로 계속되는 구미지역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스마트공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활력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격적 기업유치 조건 제시해도 어려운데 거꾸로 가는 정책 국민의힘 구자근 국회의원(구미)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받은 ‘해외직접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은 2017년 552개에서 2019년 691개로 늘었고,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1834개사에서 2056개사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해외투자로 국외로 빠져나간 금액은 2017년 447억 달러에서 2019년 618억 달러로 171억 달러가 증가했다. 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반시장적인 경제정책은 오히려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는 `오프쇼어링`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를 위해서는 법인세의 과감한 감면과 파격적인 보조금정책 등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매출 1000대 제조기업 중 해외사업장을 보유한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가 국내 유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한국무역협회 김병유 베이징지부장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이탈 외국기업이 한국으로 들어온다면 국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면 국내 기업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복귀가 어려운 이유로 국내 기업은 해외시장 확대, 고임금 부담, 노동시장 경직성을 꼽았다. 외자기업은 복잡한 행정서류와 처리 절차, 공장 설립 시 까다로운 인허가 취득, 세무조사와 빈번한 세법 개정 등을 꼽았다. 구미시와 칠곡군 등 지자체와 정부는 이같은 획기적인 정책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중국 이탈 외국기업들 등을 한국에 유치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거대 여당은 이를 무시하고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이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경제계의 호소를 외면한 채 반기업·친노동 법안을 막무가내로 통과시켰다. ◆석적 LG기숙사 매각, 아파트단지 건설로 인구증가·지역 경제활성화되나? 최근 LG디스플레이 구미2·3공장이 매물로 등장했다. 해당 공장은 LG디스플레이 소형 LCD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LCD 판매 부진으로 공장 매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 수가 줄어든 LG디스플레이는 구미공장 사원용 기숙사인 칠곡군 석적읍 중리 나래원 부지를 지난 8월 광주시 소재 (주)광신주택에 400억여 원에 매각했고, (주)광신주택은 나래원 부지를 지난 11월 16일 서울시 소재 신영부동산신탁(주)에 신탁해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나래원은 4개동에 1,234호실을 갖춘 독신자 숙소로 최대 2,5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말 희망 퇴직으로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던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나자 지난 5월부터 구미산단 P2·3공장 매각에 나섰다. 이에 따라 나래원은 결혼한 직원 등이 떠나면서 공실이 늘어나 석적읍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0년 들어선 나래원은 올해 12월말까지 완전히 비워야 한다. (주)광신주택은 내년부터 기숙사와 운동장 등 11만7,943㎡의 나래원을 철거하고 2,500 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 건설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석적지역의 경우 2013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총 1974가구를 분양한 남율2지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1차~3차) 외에는 지금까지 대단위 아파트 분양이 없었을 뿐 아니라 나래원 부지 인근은 석적읍 상권 중심지여서 입주 희망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계획대로 2,500 여가구(용적률에 따라 가구수는 다소 차이가 있음)가 입주하면 감소세를 보이는 석적읍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침체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삼역 이용과 함께 율리 아파트지구·오평산업단지 조성해야 북삼읍도 대구권광역철도 북삼역이 당초보다 3개월 앞당겨 내년 12월 착공해 오는 2023년 12월 준공할 예정인 만큼 역세권 개발과 신주거단지 조성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북삼역 이용이 본격화되면 지역민들이 기대를 걸었던 북삼 오평산업단지도 공영 개발방식 등으로 적극 조성해 일자리창출을 통한 어려운 지역 경제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권광역권 철도망구축 사업은 기존 경부선을 이용해 구미~칠곡~대구~경산 61.85㎞를 전철망으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 147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북삼역은 지상역사 660㎡, 역광장 2,640㎡, 승강장 폭 6.5m·길이 45m 규모로 설치된다. 북삼역은 구미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해 이 일대 근로자를 비롯해 칠곡군 북삼읍·약목면과 구미시 오태동 주민 등 6만 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북삼역이 개통되면 율리 지구를 비롯한 역 주변은 역세권 개발에 따라 북삼읍 신주거지와 새로운 상가 형성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등 북삼읍 신시가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북삼역과 약 370m(최단거리) 떨어진 율리지구 택지조성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역(23분), 경산역(37분) 등 주요 도시와 4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미와 대구 등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 등이 신설될 북삼역 근처 율리지구에 거주할 경우 편리한 교통으로 율리지구 아파트에 입주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구미서 기침하면 칠곡이 감기 걸리지 않도록 해야 "구미서 기침하면 칠곡은 감기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미시와 인접한 칠곡군 석적읍과 북삼읍은 아직도 `구미 베드타운`이니 `구미의 변방` 같은 지적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칠곡군이 이같은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일자리가 있는 자생력을 갖춘 도시`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백선기 칠곡군수가 내건 기치인 `잘사는 군민 새로운 칠곡`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칠곡군은 지난 9년간 호국의다리를 중심으로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칠곡보생태공원, 칠곡보오토캠핑장, 역사너울길, 꿀벌나라 테마공원, 향사아트센터, 사계절 썰매장, 음악분수 등 U자형관광벨트를 조성해 칠곡군의 도시슬로건인 `호국평화의도시`는 마무리 시점에 있다. 이제부터는 코로나19 등으로 기본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보다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지난 8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군위 소보·의성 비안으로 최종 선정됨에 따라 이곳에서 10km~30km 정도 떨어진 칠곡군은 대기업 등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18년 6·13지방선거 후보로서 칠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경상북도에 첨단지식산업단지, 즉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칠곡군은 이에 부합하는 여건을 가지고 있어 유심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사는 당시 본지 인터뷰에서 "칠곡군은 구미국가산단과 대구 달성산단의 사이에서 2곳을 능가하는 산업을 만들어내야 한다. 칠곡군은 입지여건과 교통 접근성이 좋다. 구미와 대구로 출근하는 베드타운 이미지가 있지만 생각을 바꾸면 대구와 구미의 젊고 유능한 인력을 다 불러들여 활용할 수도 있다. 저는 지난해 베트남 삼성전자를 방문해 국내복귀를 논의해 봤는데, 삼성전자 측에서는 "베트남처럼 대규모의 젊은 노동력을 공급할 만한 곳이 국내에 없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베트남 삼성전자의 직원이 16만명이고 평균연령이 25세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칠곡군 정도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대구와 구미를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양질의 일자리 2만개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백선기 칠곡군수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통합신공항 이전에 발맞춰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칠곡군 유치를 미리 준비해할 것이다. 이성원 편집국장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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